신임 파키스탄 총리에 ‘군부 지원’ 샤리프…시진핑 “협력 강화”

입력 2024-03-04 00:02   수정 2024-03-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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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바즈 샤리프 전 파키스탄 총리(72·사진)가 3일 2선을 확정 지었다. 군부를 등에 업은 샤리프 전 총리가 임기를 이어가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즉각 “긴밀한 교류와 협력을 지속해나가자”며 러브콜을 보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야즈 사디크 파키스탄 국회의장은 이날 연방하원에서 치러진 차기 총리 선거에서 샤리프 전 총리가 전체 의석의 절반(196표)을 훨씬 웃도는 201표를 얻어 총리로 최종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소속 오마르 아유브 칸 후보는 92표를 얻는 데 그쳤다.

샤리프 전 총리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지난달 8일 총선 이후 한 달째 이어진 정치적 혼란이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당시 총선에서 그 어떤 정당도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의석을 얻지 못했다.

샤리프가 소속돼 있는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는 69석을 획득해 88석을 얻은 PTI에 뒤졌지만, PTI가 공식 등록된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일방적으로 총선 승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날 투표 직후 샤리프 전 총리가 수락 연설을 하는 내내 야권 인사들은 칸 전 총리의 초상화를 들고 “투표 도둑” 등을 외치며 반발했다.



샤리프 전 총리는 2022년 4월부터 작년 8월 파키스탄 연방하원이 해산할 때까지 총리직을 맡은 인물이다. 그는 이미 1990년과 1997년, 2013년에 각각 12, 14, 20대 총리를 지낸 파키스탄의 정치 거물 나와즈 샤리프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그는 해외 자산 은닉, 뇌물 수수 등 혐의로 2017년 징역 14년형을 선고받고 영국으로 망명했다가 지난해 귀국했다.

반대 진영인 칸 전 총리는 지난해 8월 부패 혐의로 수감돼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향후 5년간 선출직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다. 2018년 집권한 칸 전 총리는 기득권 세력인 군부와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리프 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파키스탄은 연방하원 지출도 빌린 돈으로 할 정도의 채무 위기에 직면했다”며 경제 개혁을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0억달러(약 4조원)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 채무불이행을 가까스로 면했다. 이달 중 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IMF와의 협상이 샤리프 전 총리의 최대 과제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샤리프 전 총리에 축전을 보내 “중국과 파키스탄은 전통적인 우의를 이어가면서 영역별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의 업그레이드판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은 현재까지 파키스탄에 총 4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한 최고 우방국으로 꼽힌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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